요즘 AI의 발전 속도를 보면 솔직히 따라가기 벅찰 때가 있습니다.
ChatGPT에 새로운 기능이 생겼다는 소식을 제대로 알아보기도 전에 Gemini가 달라지고, 조금 있으면 또 다른 AI 서비스가 등장합니다. AI 에이전트, 자동화, 이미지 생성, 동영상 제작까지 새로운 기능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집니다.
처음에는 저도 새로운 기능이 나오면 알아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실제 업무에 AI를 계속 사용하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최근 한 달 정도 제가 AI를 사용한 일을 돌아보니 답이 조금 보였습니다.
AI를 공부하기보다 내 일을 AI에게 가져갔다
최근 저는 실제 사업을 진행하면서 꽤 복잡한 일들을 AI와 함께 처리했습니다.
해외 투자자들과 주고받은 여러 통의 이메일을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서로의 주장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했습니다.
외국에서 받은 투자 관련 계약 초안을 검토하면서 비용 부담, 투자구조, 지분율과 실제 현금출자의 관계도 하나씩 따져봤습니다.
해외 파트너에게 보내야 할 영어 이메일도 AI와 여러 차례 수정했습니다. 단순히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의 관계, 그동안의 협상 과정, 지금 이 말을 했을 때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지까지 고려하면서 문장을 다듬었습니다.
회의나 전화통화 녹취를 정리하고 며칠 전 대화와 오늘 대화를 비교해 상대방의 입장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도 살펴봤습니다.
새로운 사업에서는 해외 기술자료를 검토하고 국내 시장에 어떻게 적용할지 제안서의 방향도 함께 잡았습니다.
회사에서 사용하는 Google Workspace와 Gemini가 다른 AI 업무 도구와 어떻게 다른지도 알아봤습니다.
심지어 새 스마트폰에서 특정 홈페이지에만 접속되지 않는 문제가 생겼을 때도 AI와 원인을 하나씩 찾아갔습니다. 결국 VPN이 원인이라는 것을 찾아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돌아보면 저는 지난 한 달 동안 'AI 공부'를 많이 한 것이 아닙니다.
일을 하다가 문제가 생길 때마다 그 문제를 AI에게 가져갔습니다.
이 차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AI에게 질문할 때 말부터 잘 정리할 필요가 없었다
AI를 처음 사용하는 사람들은 흔히 '프롬프트를 잘 써야 좋은 답을 얻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사용해보니 의외로 아주 편리한 점이 있었습니다.
내가 먼저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정리해서 질문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저는 AI에게 이야기할 때 생각나는 내용을 그냥 적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뒤 순서가 조금 바뀌기도 하고,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기도 합니다. 문장에 오타가 있을 때도 있고, 말하듯이 두서없이 적을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해외 파트너에게 이메일을 보내야 한다면,
이런 식으로 제가 원하는 것을 그냥 이야기합니다.
그러면 AI가 그 속에서 중요한 내용을 찾아냅니다. 중복된 것은 줄이고, 순서를 바꾸고, 제가 전달하려는 의도를 살려서 훨씬 논리적인 문장으로 정리해줍니다.
이것은 제가 AI를 실제 업무에 사용하면서 발견한 상당히 중요한 장점입니다.
AI에게 잘 말하려고 애쓰기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해주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그다음 AI가 정리한 내용을 보고, “이 부분은 너무 강하다”, “조금 더 부드럽게 해줘”, “이 내용은 빠졌으니 다시 넣어줘”라고 대화를 이어가면 됩니다.
결국 한 번의 완벽한 질문보다 대화를 주고받으며 결과를 만들어가는 방식이 저에게는 훨씬 잘 맞았습니다.
모든 AI를 따라가려 하지 말자
새로운 AI가 등장할 때마다 기능을 공부하고 사용법을 익히려고 하면 끝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기준을 하나 세웠습니다.
도움이 된다면 배워봅니다. 아니라면 일단 지나갑니다.
제가 계약서를 검토해야 하는데 새로운 이미지 생성 AI가 나왔다고 해서 당장 그것을 공부할 이유는 없습니다.
반대로 수십 페이지짜리 영문 자료를 검토해야 하는데 긴 문서를 훨씬 잘 분석하는 새로운 기능이 나왔다면 관심을 가져볼 만합니다.
기준이 '최신 AI인가?'에서 '내 문제를 해결해주는가?'로 바뀌는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의 경험과 판단이다
AI가 생각을 잘 정리해준다고 해서 사람이 할 일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AI를 계속 사용할수록 사람이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조금씩 보입니다.
계약서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AI에게 “이 계약서 요약해줘”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업에서는 그것만으로 부족합니다.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가, 선불 수수료는 있는가, 일이 성사되지 않아도 비용을 내야 하는가, 지분율과 실제 현금 출자비율은 같은 것인가, 계약을 중단하면 어떤 책임이 생기는가.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AI는 자료를 읽고 정리하고 비교하는 데 매우 뛰어납니다. 하지만 그 결과 중 무엇이 중요한지를 판단하는 데는 사람이 살아오면서 쌓은 경험이 큰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AI를 잘 활용하면 오히려 상당한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AI를 깊게 사용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저 역시 여러 AI 서비스를 사용해봅니다.
하지만 새로운 AI가 등장할 때마다 옮겨 다니는 것보다 자주 사용하는 AI 하나와 계속 대화하면서 활용 범위를 넓혀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번역을 부탁합니다. 그다음에는 이메일을 작성합니다. 조금 익숙해지면 계약서를 분석합니다.
회의 내용을 정리하고, 서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비교하고, 사업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제안서의 논리를 함께 만들어봅니다.
그러다 보면 AI를 사용하는 방법 자체가 달라집니다.
AI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검색도구가 아니라 내 생각을 정리하고 판단을 돕는 업무 파트너가 되기 시작합니다.
AI의 속도를 따라가기보다 내 일에 AI를 끌어들이자
앞으로 AI의 발전 속도는 지금보다 더 빨라질 것입니다.
우리가 그 모든 변화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다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AI가 나오면 무조건 공부하기보다 내 일에 필요한지 먼저 봅니다. 필요하면 직접 사용해봅니다. 도움이 되면 계속 사용하고, 별 도움이 되지 않으면 내려놓습니다.
그리고 AI에게 질문할 때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완벽한 질문을 만들려고 고민하기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충분히 합니다. 조금 두서없어도 괜찮습니다. 정리하는 일은 AI가 아주 잘합니다.
무엇보다 AI 공부를 따로 하기보다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을 AI와 함께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어 이메일 한 통도 좋습니다. 회의록 하나도 좋습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문서 한 장도 좋습니다.
그렇게 하나씩 실제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어느 순간 AI 활용 능력은 자연스럽게 쌓입니다.
내가 하는 일에 AI를 끌어들이자.
요즘 제가 AI를 실제 업무에 사용하면서 얻은 가장 현실적인 결론입니다.
